독서 감상문

'90년생이 온다'를 읽고

blueshirt 2019. 6. 16. 11:06

우리는 어디로 가는걸까

임홍택 작가의 90년생이 온다

90년생이 온다 표지

2020년을 기준으로 1990년 생이 만 30살이 됨에 따라 90년대 생은 본격적으로 경제활동의 주역이 되어가고 있다. 이 책은 경제활동의 주역을 이끌었던, 혹은 현재 이끌고 있는 기성세대(7,80년대 생)들이 90년대 생을 관찰하고 이해하고자 쓰였다. ‘버릇없는, 참을성 없는, 노-오력 하지 않는, 이기적인 요즘 애들’. 이런 비난은 기성세대가 그저 팔짱끼고 툭툭 내뱉는 무관심이자 방관으로부터 오는 비난임을 지적하며, 기성세대와 90년대 생이 무엇이 다르고 왜 다른지를 살펴본다. 변화와 발전 속도가 빠른 시대에 중요한 것은 적응력임을 표출하며,  저자는 90년대생을 관찰하고 이해해나가야하며, 청년이 오늘날 스승이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나는 앞으로 내가 나아갈 사회가 어떤 곳인지 알고 싶어 이 책을 집었다. 내가 나아갈 사회는 전직, 현직 경제활동의 주역들인 기성세대가 일구어 놓은 땅이다. 기성세대와 90년대 생의 간극을 그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켜보고자 한 책이라면, 나 또한 이 책으로부터 기성세대들이 우리세대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을지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우리 세대를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싶기도 했다. 아무리 내가 세대의 일원이라 할 지라도, 내가 볼 수 있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나는 우리세대를 미시적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 책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우리 세대를 거시적으로 바라봄으로써 기성세대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가치관과 행동양식이 왜 우리에게는 당연한 것으로 느껴지는지 고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책은 90년대생을 크게 3가지 관점에서 바라본다. 1. 90년대생의 출현, 2. 90년대생이 직원이 되었을 때 (생산활동의 주체로서 90년대생), 3. 90년대생이 소비자가 되었을 때 (소비활동의 주체로서 90년대생).

그 중에서도 나는 ‘직원이 되었을 때’ 부분을 유의 깊게 읽었다. 이는 군대에 있는 내가 전역을 하고, 졸업을 하면, 앞으로 3,4년 내로 다가올 현실이기 때문이다.

책의 서문에서 밝히기를, 2018년 5월 통계청 자료 기준. 청년 실업률은 2000년 이후 최고치인 10.5%라고 한다. 2016년 5월 자료에 따르면, 청년층 취업 준비자는 65만 2000명이었고, 이 중 25만 7000명이 일반직 공무원을 준비했다고 한다. 당해년도 9급 공무원 응시자는 28만 9000명이었고, 이 중 합격자는 6000명(약 2%) 였다고 한다. 공무원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우리는 우리 세대 청년의 약 절반 정도가 하나의 직종, 공무원만을 바라보고 사는 세상을 목전에 두고 있다. 본격적인 구직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내게, 위 같은 상황은 많은 의문들을 남긴다.  왜 10명 중 4명은 공무원을 준비하는 것일까? 대기업에 취직했음에도 2,3년 안에 그만두고 다시 9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워라벨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라면, 왜 이제 와서야 이슈가 되었을까? 뉴스 왈, 중소기업은 사람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하는데 왜 실업률은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일까?  혹시 기성세대와 우리 세대 간의 간극은 미디어에 의해 과장된 것은 아닐까? 이 책 또한 이와 같이 현실 속 사례들에 질문을 던지며 90년대 생의 특징과 배경을 살펴보고 있으며, 타국의 사례를 같이 비교하며 설명을 진행하는데, 이를 통해 나는 내가 나아갈 사회가 어떤 문화를 지니고 있는지, 어떻게 그 문화가 형성되어 왔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살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7,80년대생의 기성세대들이 우리 세대를 낯설어하기에 쓰여졌다. 그러나 우리도 그들이 우리를 낯설어하는 만큼 그들이 낯설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만 말하며 무관심과 방관, 비난으로 벌어지고만 있는 세대 간의 간극을 붙잡고자 쓰여진 이 책은 비록 그들이 우리를 이해하기 위하여 우리 세대를 관찰한 일종의 관찰일지이지만, 우리도 그들을 관찰하고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렌즈가 될 수 있는 책이다.


90년생이 온다 표지 이미지 출처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