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군대 방을 뺍니다. 관악에 자취를 시작한 지 햇수로 3년이 되어갑니다. 입학 초 통학을 하겠다며, 두 달 동안 호기를 부리다 제풀에 지쳐 자취를 결정했었지요. 집에 제 방이 있었던 적은 있지만, 제 방이 집이 되어본 적은 없어서 무섭기도 했습니다. 자취를 시작한 지 근 2주 정도 집에 아무도 없는 사실에 적응하기가 힘들어 이틀에 한 번꼴로 인천에 갔던 기억이 납니다. 시간이 지나고 그렇게 이틀에 한 번, 사흘에 한 번, 조금씩 그 간격이 벌어져만 가다가 근래에는 한 달에 한 번, 삼 주에 한 번 정도 가곤 했던 것 같습니다. 자취를 시작하면서 부모님은 ‘독립’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아침잠에서 일어나 해를 맞이하면서부터, 저녁 너머로 밤이 떠오를 때까지 온전히 제 생활에 집중해보라고 말씀해주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