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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역사가 바뀌다'를 읽고

해석하기 나름인 시대들 주경철, 그해, 역사가 바뀌다 역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역사는 반복되기에 지나간 과거를 복기함으로써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인데, 도대체 무엇을 알아야 역사를 안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시대별로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 누가-언제-어디서를 알면 되는 것일까?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는다는 목적을 생각해보건대, 우리가 알아야 할 역사는 단순한 사실의 나열보다는 나열된 사실관계 속에서 인과관계를 찾는 것일 테다. 원인과 결과를 여러 역사적 사건들 사이에서 연결시켜보고, 하나의 이야기를 짜보는 것이다. 이번에 읽은 ‘그해, 역사가 바뀐다’라는 책은 이러한 목적을 가진 채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인류사의 흐름을 짜임새 있게 설명하고자 했다. ‘그해, 역사가 바뀐다’..

독서 감상문 2019.12.29

'경애의 마음'을 읽고

우리 모두는 각자의, 그리고 누군가의 드라마 속에 산다 김금희, 경애의 마음 김금희 작가는 내가 유일하게 작품이 나오면 챙겨보는 소설 작가이다. ‘2017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에서 처음으로 그이의 작품을 읽고 난 후, 김금희 작이라면 평가가 어떻고를 떠나 일단 빌리든, 사서든 읽고 있다. ‘경애의 마음’또한 그러한 책들 중 하나로, 내게 ‘믿고 보는 김금희’라는 생각을 굳히게 만든 책이기도 하다. ‘경애의 마음’은 어쩌면 익숙하기도 하고, 거리를 다니며 보기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이야기는 ‘공상수’씨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상수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다는 말 못하겠지만 대략 이런 사람인데, 반도미싱 영업사원인데 매일 실타래를 들고 다니며 풍부한 감수성으로 미싱기계를 파는 실적 ..

독서 감상문 2019.12.29

'미래는 오지 않는다'를 읽고

과학기술 : 메타 인지 편 전치형·홍성욱, 미래는 오지 않는다 - 과학기술은 어떻게 미래를 독점하는가 이 책은 누가 읽으면 좋을까? 내 생각엔 이런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 기술만이 답이다! 기술만능주의자 - 올 기술은 언젠가 오고 말 것이라는 기술운명론자 - 미래예측신봉자 - (좁게는) 공학자, 과학자, (넓게는) 오늘날 미래예측에 언급되는 온갖 분야의 종사자들 특히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혹은 하게될) 사람들이 꼭 한번은 읽어봤으면 한다. 삶의 기반에 과학기술이 자리잡은 오늘날 이들이 얼마나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 인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기 때문이다. 전공서적에서는 쉽사리 접해보지 않았을 질문들을 던져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본인의 전공을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볼 수 있게 ..

독서 감상문 2019.11.09

'서울은 어떻게 계획되었는가'를 읽고

우리가 마주하는 서울의 시작을 알아보자 염복규, 서울은 어떻게 계획되었는가 서울은 어떻게 계획되었을까? 도시 계획이란 용어는 오늘날 ‘신도시 계획’에서나 들어볼 법한 용어이지만, 서울은 엄연히 계획 개발이 진행된 도시이다. 그것도 꽤나 오래전, 대한민국 정부가 들어서기 전부터.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서울은 조선의 한양과는 많이 다르다. 조선의 한양은 사대문으로 둘러싸인 도성 내부 구역과 도성으로부터의 4km 정도를 포함하는 영역이었는데, 해당 영역은 오늘날 서울특별시의 종로구, 중구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서울에는 25개의 구가 있다. 우리가 마주하는 서울은 언제 이렇게 커졌을까? 본 서평에서 다루는 책, ‘서울은 어떻게 계획되었는가’는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서울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다룬다...

독서 감상문 2019.06.23

'90년생이 온다'를 읽고

우리는 어디로 가는걸까 임홍택 작가의 90년생이 온다 2020년을 기준으로 1990년 생이 만 30살이 됨에 따라 90년대 생은 본격적으로 경제활동의 주역이 되어가고 있다. 이 책은 경제활동의 주역을 이끌었던, 혹은 현재 이끌고 있는 기성세대(7,80년대 생)들이 90년대 생을 관찰하고 이해하고자 쓰였다. ‘버릇없는, 참을성 없는, 노-오력 하지 않는, 이기적인 요즘 애들’. 이런 비난은 기성세대가 그저 팔짱끼고 툭툭 내뱉는 무관심이자 방관으로부터 오는 비난임을 지적하며, 기성세대와 90년대 생이 무엇이 다르고 왜 다른지를 살펴본다. 변화와 발전 속도가 빠른 시대에 중요한 것은 적응력임을 표출하며, 저자는 90년대생을 관찰하고 이해해나가야하며, 청년이 오늘날 스승이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나는 앞으로 ..

독서 감상문 2019.06.16

'기록되지 않은 노동'을 읽고

기록되지 않아서 그들 스스로 기록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일 여성노동자글쓰기모임의 기록되지 않은 노동: 숨겨진 여성의 일 이야기 나는 페미니즘을 논할 때면 노동과 육아를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의 논의 대상은 수도 없이 많지만, 그런 논의를 촉발시킨 기저에는 여성 노동자의 경력 단절과 그 주요 원인인 육아가 있기 때문이다. 관행적으로 한국사회에서 육아는 여성의 몫이었다. 오늘날 육아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모르겠으나, 90년대생 기준 내 경험 상 유치원생, 초등학생 때 평일에 친구 집에 전화를 걸면 친구 혹은 어머니가 받았지, 아버지가 받은 기억은 없다. 이는 개인적 차원에서는 노동자의 경력 단절을 낳았고, 거시적인 차원에서는 숙련된 노동자의 경제활동 이탈을 낳았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스스..

독서 감상문 2019.06.08

[11] 군대

[11] 군대 방을 뺍니다. 관악에 자취를 시작한 지 햇수로 3년이 되어갑니다. 입학 초 통학을 하겠다며, 두 달 동안 호기를 부리다 제풀에 지쳐 자취를 결정했었지요. 집에 제 방이 있었던 적은 있지만, 제 방이 집이 되어본 적은 없어서 무섭기도 했습니다. 자취를 시작한 지 근 2주 정도 집에 아무도 없는 사실에 적응하기가 힘들어 이틀에 한 번꼴로 인천에 갔던 기억이 납니다. 시간이 지나고 그렇게 이틀에 한 번, 사흘에 한 번, 조금씩 그 간격이 벌어져만 가다가 근래에는 한 달에 한 번, 삼 주에 한 번 정도 가곤 했던 것 같습니다. 자취를 시작하면서 부모님은 ‘독립’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아침잠에서 일어나 해를 맞이하면서부터, 저녁 너머로 밤이 떠오를 때까지 온전히 제 생활에 집중해보라고 말씀해주셨지..

잡 글 2018.06.03

[10] 필사하기

[10] 필사하기군대를 간 친구 중, 필사를 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자신에게 큰 영향을 준 문장들을 정리하고 외워두기 위해서 필사를 한다고 했다. 내게도 필사를 추천해줬는데, '언젠가 필사해야지' 생각만 하다가 근래 '격몽요결'이라는 책을 필사했다. '격몽요결'은 율곡 이이가 어린이들의 학습을 위하여 지은 책이다. 이제 막 학문에 입문하는 학생들을 위함이니, 오늘날에 치면 아마 초등학교 입학생 정도가 읽은 책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 책을 23살이 된 애가 읽고 있다.약 1~2주 전, 강릉에 고등학교 친구들과 2박 3일 간 여행을 갔었다. 시장에 들르고, 해변가도 가보고, 해변도로도 달려봤는데, 그 중 내게는 '오죽헌'이라는 곳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오죽헌'. 이름만 들어봤던 곳이라 생각했는데,..

잡 글 2018.05.22

'자기 앞의 생'을 읽고

에밀 아자르(로맹 가리)의 자기 앞의 생 책을 읽자마자 손에 들고 있는 독서기록장에 느낀점들을 적었고, 이를 다시 원노트에 정리하는 중이다. 다 읽은 날은 목요일, 오늘은 하루 다음 날인 금요일. 오랜만에 책 한권을 읽은 것 같다. 2주 정도 걸린 것 같은데, 아마 오늘이 목요일이니까 2주 조금 안되었을 것이다. 엄마한테 무슨 책을 읽을지 추천 받아 읽은 책이었다. 장편 소설인데, 일종의 수필 같은 책이다. 모하메드(이하 모모) 시점에서 바라보는 삶을 10살에서 14살까지 적은 책 같았다. 물론 모모가 4살을 훌쩍 먹게 된 날은 하루 밖에 되지 않았지만. 왜 인지는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이야기 속 의사선생님과 모모를 키워준 아주머니는 모모에게 10살이라고 말하다가, 이야기 후반부즈음 아버지가 나타..

독서 감상문 2018.05.21

EyeEm 사용기

최근에 EyeEm이라는 서비스를 알게 되었다. EyeEm 사이트 : https://www.eyeem.com사진찍기가 취미이거나 사진작가인 사람이 쓰기에 좋은 플랫폼인 듯 하다. 검색해보니 2011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것으로 나오는데, 이제야 알게된 것이 아쉽다.like도 있고, follow도 있어서 인스타그램이랑 비슷한 느낌이 있지만, 서비스의 목적은 완전히 다르다. 일단 사진 비율에 제한이 없고, 원칙적으로는 자신이 찍은 사진만을 올리게 되어 있다. 업로더가 원하면 자신의 사진을 팔 수 있는 마켓이 있고, 사진을 앱 내에서 보정해서 올리면, 보정된 사진과 보정 이력이 같이 업로드된다. 덕분에 유명 사진작가들의 사진은 어떻게 보정되어 올라오는지 확인할 수 있고, 보정 효과들을 그대로 내 사진에도 적용하여..

리빙 포인트 2018.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