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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 글

휴학을 하고, 하루는 강남역에 한동안 앉아 있던 적이 있었다. 2호선을 타고 역에 도착해 교통카드를 찍고 나오면, DX line이라 적혀 있는 이정표가 있는데, 그 이정표 따라 신분당선으로 넘어가는 길목 계단에 앉아 있었다. 목적 없이 왔던 지라 그저 앉아서 사람들을 구경하는데, 문득 이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였다. 배고프다며 밥을 먹으러 가는 사람들, 서류 가방을 들고 급히 뛰어가는 사람들, 가방을 메고 학원으로 가는 사람들, 뭐 이외 여러 사람들이 있었다. 아마 배가 고픈 사람들은 음식점이 많은 11, 12번 출구로, 직장인 같아 보이는 사람들은 높은 빌딩들이 있어보이던 1, 2번 출구로 혹은 2호선으로, 학생 같아 보이는 사람들은 독서실, 재수학원 등등이 있어보이던 5번 출구 쪽..

잡 글 2017.04.14

Still Life

Still Life 93분 / 영국, 이탈리아 / 2014.06.05 개봉 대화가 많이 없다. 14년도에 개봉한 유성영화임에도, 특히 초반은 무성영화 같은 느낌이 들 만큼 대화가 없다. 영화는 런던의 한 구청 공무원 이야기를 다룬다. 아파트에서 홀로 죽은 사람. 죽은 지 몇주가 되어서야 이웃들에게 발견되는 사람. 주변에 아는 이 하나 없이 홀로 죽은 사람들의 장례식을 치뤄주고 추도문을 작성해주는 공무원. 존메이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였다. 생각해보니 22년간 죽은사람들과 일을 보낸 주인공인데, 죽은 이는 말을 할 수 없으니 무성영화 같은 느낌이 들 법도 하였다. 오늘 하루 집에서 아무일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꺼진 TV만 바라보다가 무언가 담담함을 느끼고 싶어서 선택하게 된 영화였는데, 영화 자체는 미지..

영화 감상문 201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