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감상문 10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 - 근대 150년 체제의 파탄'을 읽고

맹신에 열정만 들어찰 때 일어나는 일들 야마모토 요시타카 (山本 義隆) / 서의동 역, 일본과학기술총력전 - 근대 150년 체제의 파탄(近代日本一五〇年 -科学技術総力戦体制の破綻-』岩波書店) 일본과학기술총력전을 드디어, 드디어 다 읽어보았다. 작년 8월에 산 책을 꾸역꾸역 읽어내다가도 번역체가 익숙지 않았고, 단어도 한자어가 많은 탓에 여간 어려웠던 것이 아니었는데, 드디어 다 읽었다. 책의 맨 앞장에 이 책을 어떤 마음으로 샀는지 이렇게 적어 놨다. '과학기술 총력전' 내가 지금 과학과 기술에 거는 기대와 야망은 저 7글자에 안에 모두 들어있다. 과학기술에 대한 부국강병. 거침없는 전진과 맹목적이다 싶을 만큼의 신뢰. 나는 과학기술에 대한 이런 의지와 생각이 일본의 그것과 굉장히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독서 감상문 2020.07.31

'인간의 얼굴을 한 과학' 을 읽고

한 걸음 떨어져 과학 바라보기 한 걸음 들어가 과학 바라보기 홍성욱, 인간의 얼굴을 한 과학 : 융합시대의 과학 문화 나는 정말 과학이 좋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과학의 이미지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경제발전의 주역인 ‘과학'기술의 ‘과학’ 일 수도 있겠고, 이성과 논리, 지식의 집합체 라는 인식도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이 중 내가 과학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 무엇보다도 누구든 기존의 지식에 질문할 수 있고, 누구든 ‘과연 맞는 지식인가? 더 나은 방안은 없는가?' 하는 의문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뉴턴의 고전역학에 상대성원리로 도전한 아인슈타인이 그러했고, 산소를 발견한 라부아지에가 그러했다. 혹자는 이를 과학혁명이라고도 칭하는데, 이는 멀리 가지 않아도 쉽게 볼 수 있다. 바로 과학..

독서 감상문 2020.02.29

공백의 미 / 독서모임 발행집

2019.04.02 ~ 2019.12.23 군 복무 중 위 기간 동안 부대원들과 함께 독서모임을 진행했다. 각자 책을 읽고, 감상문을 써오고 서로 책에 대한 감상을 나누는 시간이었는데, 독서모임 결산 겸 2분기, 3분기 독서모임 발행집을 냈다. (시작은 휴가를 받아내기 위한 동아리였는데, 적극적인 멤버들 덕분에 잘 굴러왔다.) 2분기에는 각자가 재밌게 읽었던 소설들의 재밌던 부분들만을 모아 엮어봤고, 3분기에는 각자의 감상문을 엮어 서평집을 발행했다. Indesign 이용해서 책 편집을 진행했고, 정말 오랜만에 해보는 작업이었다. 1호 : 공백의 미 _ 책 엮음 편 (링크) 2호 : 공백의 미 _ 서평 엮음 편(링크) 1호를 발행하며 이렇게 적었다. 저희 독서 토론 동아리는 매주 한 사람이 자신이 읽은 ..

독서 감상문 2020.02.21

'그해, 역사가 바뀌다'를 읽고

해석하기 나름인 시대들 주경철, 그해, 역사가 바뀌다 역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역사는 반복되기에 지나간 과거를 복기함으로써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인데, 도대체 무엇을 알아야 역사를 안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시대별로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 누가-언제-어디서를 알면 되는 것일까?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는다는 목적을 생각해보건대, 우리가 알아야 할 역사는 단순한 사실의 나열보다는 나열된 사실관계 속에서 인과관계를 찾는 것일 테다. 원인과 결과를 여러 역사적 사건들 사이에서 연결시켜보고, 하나의 이야기를 짜보는 것이다. 이번에 읽은 ‘그해, 역사가 바뀐다’라는 책은 이러한 목적을 가진 채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인류사의 흐름을 짜임새 있게 설명하고자 했다. ‘그해, 역사가 바뀐다’..

독서 감상문 2019.12.29

'경애의 마음'을 읽고

우리 모두는 각자의, 그리고 누군가의 드라마 속에 산다 김금희, 경애의 마음 김금희 작가는 내가 유일하게 작품이 나오면 챙겨보는 소설 작가이다. ‘2017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에서 처음으로 그이의 작품을 읽고 난 후, 김금희 작이라면 평가가 어떻고를 떠나 일단 빌리든, 사서든 읽고 있다. ‘경애의 마음’또한 그러한 책들 중 하나로, 내게 ‘믿고 보는 김금희’라는 생각을 굳히게 만든 책이기도 하다. ‘경애의 마음’은 어쩌면 익숙하기도 하고, 거리를 다니며 보기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이야기는 ‘공상수’씨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상수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다는 말 못하겠지만 대략 이런 사람인데, 반도미싱 영업사원인데 매일 실타래를 들고 다니며 풍부한 감수성으로 미싱기계를 파는 실적 ..

독서 감상문 2019.12.29

'미래는 오지 않는다'를 읽고

과학기술 : 메타 인지 편 전치형·홍성욱, 미래는 오지 않는다 - 과학기술은 어떻게 미래를 독점하는가 이 책은 누가 읽으면 좋을까? 내 생각엔 이런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 기술만이 답이다! 기술만능주의자 - 올 기술은 언젠가 오고 말 것이라는 기술운명론자 - 미래예측신봉자 - (좁게는) 공학자, 과학자, (넓게는) 오늘날 미래예측에 언급되는 온갖 분야의 종사자들 특히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혹은 하게될) 사람들이 꼭 한번은 읽어봤으면 한다. 삶의 기반에 과학기술이 자리잡은 오늘날 이들이 얼마나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 인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기 때문이다. 전공서적에서는 쉽사리 접해보지 않았을 질문들을 던져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본인의 전공을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볼 수 있게 ..

독서 감상문 2019.11.09

'서울은 어떻게 계획되었는가'를 읽고

우리가 마주하는 서울의 시작을 알아보자 염복규, 서울은 어떻게 계획되었는가 서울은 어떻게 계획되었을까? 도시 계획이란 용어는 오늘날 ‘신도시 계획’에서나 들어볼 법한 용어이지만, 서울은 엄연히 계획 개발이 진행된 도시이다. 그것도 꽤나 오래전, 대한민국 정부가 들어서기 전부터.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서울은 조선의 한양과는 많이 다르다. 조선의 한양은 사대문으로 둘러싸인 도성 내부 구역과 도성으로부터의 4km 정도를 포함하는 영역이었는데, 해당 영역은 오늘날 서울특별시의 종로구, 중구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서울에는 25개의 구가 있다. 우리가 마주하는 서울은 언제 이렇게 커졌을까? 본 서평에서 다루는 책, ‘서울은 어떻게 계획되었는가’는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서울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다룬다...

독서 감상문 2019.06.23

'90년생이 온다'를 읽고

우리는 어디로 가는걸까 임홍택 작가의 90년생이 온다 2020년을 기준으로 1990년 생이 만 30살이 됨에 따라 90년대 생은 본격적으로 경제활동의 주역이 되어가고 있다. 이 책은 경제활동의 주역을 이끌었던, 혹은 현재 이끌고 있는 기성세대(7,80년대 생)들이 90년대 생을 관찰하고 이해하고자 쓰였다. ‘버릇없는, 참을성 없는, 노-오력 하지 않는, 이기적인 요즘 애들’. 이런 비난은 기성세대가 그저 팔짱끼고 툭툭 내뱉는 무관심이자 방관으로부터 오는 비난임을 지적하며, 기성세대와 90년대 생이 무엇이 다르고 왜 다른지를 살펴본다. 변화와 발전 속도가 빠른 시대에 중요한 것은 적응력임을 표출하며, 저자는 90년대생을 관찰하고 이해해나가야하며, 청년이 오늘날 스승이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나는 앞으로 ..

독서 감상문 2019.06.16

'기록되지 않은 노동'을 읽고

기록되지 않아서 그들 스스로 기록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일 여성노동자글쓰기모임의 기록되지 않은 노동: 숨겨진 여성의 일 이야기 나는 페미니즘을 논할 때면 노동과 육아를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의 논의 대상은 수도 없이 많지만, 그런 논의를 촉발시킨 기저에는 여성 노동자의 경력 단절과 그 주요 원인인 육아가 있기 때문이다. 관행적으로 한국사회에서 육아는 여성의 몫이었다. 오늘날 육아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모르겠으나, 90년대생 기준 내 경험 상 유치원생, 초등학생 때 평일에 친구 집에 전화를 걸면 친구 혹은 어머니가 받았지, 아버지가 받은 기억은 없다. 이는 개인적 차원에서는 노동자의 경력 단절을 낳았고, 거시적인 차원에서는 숙련된 노동자의 경제활동 이탈을 낳았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스스..

독서 감상문 2019.06.08

'자기 앞의 생'을 읽고

에밀 아자르(로맹 가리)의 자기 앞의 생 책을 읽자마자 손에 들고 있는 독서기록장에 느낀점들을 적었고, 이를 다시 원노트에 정리하는 중이다. 다 읽은 날은 목요일, 오늘은 하루 다음 날인 금요일. 오랜만에 책 한권을 읽은 것 같다. 2주 정도 걸린 것 같은데, 아마 오늘이 목요일이니까 2주 조금 안되었을 것이다. 엄마한테 무슨 책을 읽을지 추천 받아 읽은 책이었다. 장편 소설인데, 일종의 수필 같은 책이다. 모하메드(이하 모모) 시점에서 바라보는 삶을 10살에서 14살까지 적은 책 같았다. 물론 모모가 4살을 훌쩍 먹게 된 날은 하루 밖에 되지 않았지만. 왜 인지는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이야기 속 의사선생님과 모모를 키워준 아주머니는 모모에게 10살이라고 말하다가, 이야기 후반부즈음 아버지가 나타..

독서 감상문 2018.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