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 글

[9] 케이크 만들기

blueshirt 2018. 5. 2. 11:07


[9] 요리 체험, 원데이 케이크 만들기


ABC cooking studio에서

자취를 시작한 이래, 3년간 자취방에서 요리를 해 먹은 적이 없다. 밖에서 사먹거나, 시켜먹거나, 다른 친구집 가서 먹거나 하는 식이었는데, 그 이유는 첫 번째로 자취방에 벌레가 들어오지 않았으면 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요리가 귀찮았기 때문이다. 한번 밥 먹기 위해 재료 준비하고, 요리하고, 설거지라는 과정이 뭐랄까 payload 대비 header가 너무 큰 기분이었다.

그렇게 3년간 요리와 멀리 있다보니 정말 난 요리에 흥미가 없는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사실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내 자취방을 엉망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아서, 하루 동안 체험해볼 수 있는 요리 체험교실을 찾았다. 대게 5만원부터 시작하는 것 같았다. 여러 요리 체험 교실이 있었고, 그 중에서 ABC Cooking Studio가 2만원으로 가장 싸서 일단 시도해봤다. 스튜디오는 잠실, 롯데월드 몰에 있다. 도착해서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이 요리, 저 요리 식탁에서 많이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내가 만들기로 한 것은 '가토 쇼콜라'였다. 원데이 체험 교실은 체험 첫 번째에만 2만원이었다. 이후 원데이는 기본 5만원부터 시작하고, 2만원 체험 교실을 받는 동안은 열심히 여러 요리 코스를 수강해보라고 추천해주신다.(영업해주신다. 2만원은 훌륭한 미끼가 되었다...)


현장에서 1000원 주고 구매한 간이 앞치마 (꽤 훌륭하다.)

1시에 시작한 수업이었고, 신청할 때에는 4명이 신청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2명만 와 있었다. 가토쇼콜라는 2인 1조로 만드는 것이었는데, 혼자 처음 가면서 모르는 사람이랑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 역시 먹는 것은 모든 사람을 친근하게 만든다. 앞치마와 손수건을 준비해오라고 했는데, 나는 맨 손으로 갔다. 현장에서 1000원을 주고 앞치마를 구매했고, 손수건은 손 닦거나 하는 용도로 쓰는데, 맨 손으로 간 나는 키친타월을 썼다. 같이 작업한 다른 한 사람도 나랑 사는 곳이 같아서 신기했다. 그러니까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본인이 사는 동과 같은 동에서 온 사람을 만나 요리 체험을 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그 분은 직장인이셨는데, 퇴직하고 다른 일을 찾는 중이라고 하셨다. 진로찾기 처럼 여러 활동들을 해보려고 하시는 것 같다.


다 만들었다. 실패할 줄 알았는데, 역시 선생님 말 잘 들으면 맛있는 것이 뚝딱 생긴다.

가토쇼콜라를 다 만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요리를 만드는데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계란 깨는 것도 재밌고, 물 없이 계란 몇 개만으로도 저런 부피감의 케이크가 만들어진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음 거기까지.... '혼자서 다시 해보세요~'하면 안할 것 같다. 요리 방법도 딱히 혼자서 찾아볼 것 같지도 않다. 케이크는 맛있었는데, 완성했다는 보람이 들지는 않는달까. 3년간 요리를 안 한 사실을 생각하면 쉬이 깨달을 법도 한데, 그렇다 별로 요리에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케이크는 하라는 대로 만드니 맛있게 만들어졌다. 2인 1조지만, 한 사람이 하나씩 가져갈 수 있도록 두 개가 만들어졌다. 생각보다 컸다. 저걸 누구랑 나눠먹지 싶었는데, 맛있어서 결국 혼자 다 먹어버렸다.(ㅋㅋㅋㅋ 맛있는 것은 고민이 필요 없다.) 아래는 흰색 가루까지 뿌린 완성모습. 다 포장하고 나서야 찍는 것이 생각 났다.


옥수수 전분 + 설탕이 섞인 흰색 가루로 가토쇼콜라를 덮은 모습


꽤 오랜만에 글을 적는다. 짧게라도 매번 생각나는 걸 하면 적어야 하는데, 이게 작심삼일이라고, 초반에 조금 달리다가 잘 안하게 되는 것 같다. ABC cooking studio도 4월 27일에 있었던 일인데, 5월 2일에야 적는 걸 보니 참 귀찮았던 것 같다. 또 안 적다가 생각날 때 짧게짧게 적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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