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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에 관한 글

blueshirt 2017. 4. 15. 00:52

'적당히' 단어는 어렵다.



1.

 사람과 대화할 때에도, 글을 때에도, 심지어 전공책에서도 등장하는데, 나는 적당히 '적당히'라는 단어를 이해할 모를 때가 많다.

그럴 때면 사람 간의 대화에서 막힐 때가 있었고, 담담한 글을 쓰지 못해 답답할 때가 있었고, 나름 적당하다 생각하고 따라간 전공 실험과 수업은 터지기 였다.

도저히 이해할 없는 단어를 매주 한번씩은 이해의 문턱 앞까지는 가보는데, 매주 목요일 과외를 하러 가는 길인 오후 6시반의 강변북로에서이다.

항상 거기서 나는 '적당함' 극치를 보는 같다.

차는 꽉꽉 막혀있고, 버스에서 바라본 자동차 떼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데, 2차선에서 4차선으로 유유히 승용자는 움직이고 있고, 버스는 도중도중 멈춰서는데도 경적소리 하나 듣지 않는다. 적당한 시기에 좌우 깜빡이 몇번하면 붙어가는 것처럼 보였던 앞차, 뒷차 간격이 벌어지고, 어느새 옆차는 사이에 들어와 있었다.

강변북로에서 운전연습을 하면 '적당히'라는 단어를 체득할 있지 않을까 싶었다.
 


2.
 
오늘도 여전히 과외를 가면서 버스 앞에 앉아 강변북로의 적당함을 바라보고 있는데, 나랑 비슷한 차를 보았다.

버스 바로 앞쪽 옆차 였는데, 딴에는 앞차와의 간격도, 달리고 있는 지금의 속도도 알맞다고 생각했나보다. 한대, 두대 승용차들이 버스 바로 앞쪽 옆차인 앞으로 끼어들어왔고, 내가 타던 버스는 차를 추월해 버렸다. 딴에는 적당하다고 생각하다 멈칫멈칫하게 되는게 나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예전과 같이 나는 다시 보통의 존재가 되었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같이 달리던 옆차인 버스를 보내고 멀어지던 차를 보면서 적당히의 의미는 모르겠지만, 그와 비슷한 '보통'이라는 단어가 어떤 느낌인지 싶었다.